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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목'녹색 금융'에 주목하라2021-07-19 08:44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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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뉴노멀이 된 탄소경영:금융업계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녹색 금융(Green finance)’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됐다. 과거에는 녹색 금융이 기업들에 환경을 중시하는 경영을 추구하는 데 머물렀다면, 이제는 탄소 배출권과 상장지수펀드(ETF), 녹색 채권 등 다양한 시장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탄소중립 선두' 유럽 탄소 배출권 가격 1년 새 135% 급등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에서 탄소 배출권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유럽 시장의 배출권 가격은 지난 1년간 무려 135% 급등했다. 연초 40유로에 육박했던 가격은 지난 5월 한때 톤당 56.65유로(약 8만 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유럽 탄소 배출권 거래액은 사상 최대인 2290억 유로를 기록해 2017년 대비 5배 증가했다. 유럽이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하루 평균 10억 유로 규모의 배출량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EU 집행위, 유럽 그린딜 발표하고 정책 강화

    배출권 가격 상승은 2019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탄소국경세로 불리는 ‘유럽 그린딜’을 발표하고 탄소 중립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EU는 탄소 배출 감축 목표치를 40%에서 2030년 55%로 늘리는 데 합의했고, 이 내용은 지난 14일 ‘핏포55(Fit for 55)’라는 입법 패키지로 구체화했다. 핏포55는 EU 27개 회원국의 12개 입법 제안을 담고 있으며 항공기 연료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을 통한 빠른 탄소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핏포55가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한 만큼 길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앞서 핏포55의 승인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배출권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일부 국가들이 배출권 가격 상승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매입한 부분이 시장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투자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자산운용사 크레인쉐어즈가 만든 크레인쉐어즈글로벌카본ETF는 연초만 해도 25달러(약 3만 원) 수준에 거래됐지만, 최근엔 34~36달러를 오가고 있다. 해당 ETF에 유입된 자금만 4억 달러에 육박한다. 크레인쉐어즈의 조너선 셸론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업은 탄소 정책과 관련해 더 엄격해진 규제와 투자자의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를 통해 ETF 수요는 개인과 기관 모두로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블랙록, 뱅가드, 녹색 채권 발행 속도 골드만삭스, 탄소전환펀드 출시하기도

    다른 금융사들은 기관 투자자를 겨냥한 펀드들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부문 사장을 지냈던 마크 칼하트는 케포스캐피털과 함께 배출권, 파생상품, 주식 등이 포함된 탄소전환펀드를 출시하고 수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에토스캐피털도 지난해 2억 달러 규모의 탄소 펀드를 조성, 이미 1억 달러 가까이 모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랙록과 뱅가드 등 내로라하는 운용사들은 녹색 채권 발행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회사는 4월 전체 23조 달러 규모의 43개 기업으로 구성된 ‘넷제로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에 참여키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월 기준 전 세계 녹색 채권은 734억 달러를 조달해 지난해 9월 기록한 월간 최고치(623억 달러)를 경신했다. 1분기 발행액은 149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급증했다. 최근에는 전력회사 클리어웨이에너지가 3월 9억2500만 달러 규모의 녹색 정크본드를 발행하며 발행 주체와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스티븐 니콜스 ESG 자본시장 책임자는 “녹색 채권을 통해 환경 경영에 진심으로 투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며 “녹색 채권은 운용사가 투자자들에게 기후 관련 약속을 인지시키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녹색 채권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2조225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에 따라 발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인프라 계획에는 환경 투자와 관련해 6500억 달러가 배정됐다.

    UBS자산운용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속 가능성에 관한 관심은 녹색 혁명을 가속할 것”이라며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이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익스포저를 추구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