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유소 자리에 세워진 현대EV스테이션 강동은 국내 최대 규모의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타사 전기차도 충전이 가능하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탄소중립은 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제·사회가 받아들여 실행으로 옮겨야 완성된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부문별 이행계획을 일제히 발표했다. 최근에는 탄소중립을 위한 시나리오도 공개됐다. 정부 부처들은 분야별로 사회에 접목해 실현되도록 하는 구체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탄소중립에 따른 변화를 실생활에서 가장 먼저 그려볼 수 있는 부분은 자동차다. 탄소중립위원회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기·수소차 보급은 최소 76%에서 최대 97%에 이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 등록 대수는 2437만 대다. 2050년까지 국내 자동차 규모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전기·수소차 규모를 최대 2360만 대까지 늘려야 한다.
우선 올해는 지난해 말 기준 14만여 대인 전기·수소차가 30만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충전 인프라는 올해 안에 수소충전소 180기 이상을 구축하고, 전기차 충전기 또한 급속 1만2000기, 완속 8만4000기가 확보된다.
재생에너지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2050년이 되면 석탄발전소는 전국에 7기가 남거나 아니면 이들도 모두 없어질 예정이다. 이 자리는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가 대체하게 된다. 태양광 발전을 위한 패널을 비롯해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전국 곳곳에서 쉽게 찾아보는 시대가 도래한다.
농·어업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중요한 부분이다. 국내 농업 분야에서는 벼 재배 600만 톤, 농경지 토양 580만 톤, 가축 장내 발효 440만 톤, 가축분뇨 420만 톤 등 매년 2040만 톤의 온실가스가 나온다. 국가 전체 연간 배출분의 2.9% 수준으로, 사육두수가 증가한 축산 분야의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50년까지 농수축산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최대 1540만 톤으로 약 40%를 줄여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원이 필요한 육류 소비 감소가 동반돼야 한다.
미국 소설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저서 ‘우리가 날씨다’에서 “만약 전 세계의 소들을 하나의 국가로 친다면, 중국·미국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이 세 번째로 많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확산하면서 채식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체육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세계 대체식품 시장은 2035년까지 29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