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융투자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상 올해는 ‘ESG 경영의 원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월 기준 국내에 조성된 ESG 펀드의 순 자산 규모는 3869억 원으로 2년 전보다 266.6%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2월부터 3개월간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서 각각 1조4000억 원, 3조10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ESG 펀드에는 153억 원이 순 유입돼 환경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금투협은 “기존 ESG 투자는 사회책임, 기업구조와 관련한 측면이 강조됐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환경에 더 초점이 맞춰져 바이오와 헬스 관련 ESG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ESG 투자에 관한 관심이 확대된 시기는 2018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발표한 후”라며 국내 시장이 연기금 주도로 성장하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글로벌 펀드와는 큰 격차를 보이지만 국내 금투업계의 ESG 활동이 본격화하면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를 ‘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2030년까지 총 60조 원의 ESG 금융을 조달하고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ESG 중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ESG위원회 설립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지속 가능 경영에 나섰다. 2명의 사외이사와 정일문 사장 등 3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ESG 경영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기업투자부터 ESG 채권 인수, 사회공헌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또한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그 밖에 신한자산운용이 4월, 업계 최초로 ESG 주가연계펀드를 출시했고, 같은 달 NH-아문디자산운용이 전기·수소차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상장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