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에 농업, 광업 등 악영향 받고 노동자 생산성 떨어져
▲지난해 11월 우간다의 은워야구의 한 농부 부부가 콩을 고르고 있다. 은워야/AP뉴시스
올여름 푹푹 찌는듯한 더위가 한반도와 일본, 유럽 국가들을 달구고 있다. 전 세계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온에 시달리는 가운데,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아프리카의 성장 열기는 식을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쿼츠에 따르면 위험분석 자문회사 베리스크메이플크로프트는 향후 30년 동안 기온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가장 큰 지역으로 아프리카를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서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목했다. 이 지역은 기온 상승으로 총수출 가치의 10.8%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앙아프리카가 7.9%로 그 뒤를 이었고 중동 6.1%, 동남아시아 5.2%, 남아시아 4.5% 등으로 나타났다. 기온 상승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가장 적은 지역은 유럽으로 0.1%에 불과했다. 베리스크는 기온 상승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 지수’에서 48개 국가가 ‘극단적인 위험’으로 평가됐는데 그중 절반이 아프리카 국가였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는 아프리카의 도시와 자연을 할퀴고 있다. 이례적인 폭우와 사막화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여러 산업 전반에 위기가 드리워진다. 기온이 오르면 근로자의 생산성과 농업, 광업, 석유업, 제조업 등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광업의 60%, 농업·임업·어업의 19%, 원유 생산의 8%, 제조업의 6%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지리아의 광산업과 세네갈의 어업, 가나의 코코아 농업 등은 이들 국가의 주요 수출 산업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노동집약적 제조업에도 의존하고 있어 생산성 하락은 경제에 치명적이다. 기후변화 분석가 앨리스 뉴먼은 “생산성 하락으로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면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화, 인구 증가와 함께 기온 상승으로 인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 전기 인프라의 부담도 커진다. 베리스크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2026~2045년에는 에너지 수요 증가와 정전 사태로 기업의 운영비가 급증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이 지역의 기업들은 월평균 8번의 정전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근로자의 작업 패턴을 개선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 경제 구조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소득이 낮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39개 전력회사 중 일상적인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현금을 창출하는 곳은 19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업은 직원 급여와 같은 일상적인 비용조차도 조달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연구자들은 이 때문에 세계 수출 시장에 기온 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의 결과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주혜 기자 winjh@etoday.co.kr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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